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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맨 사설

록맨과 관련된 캡콤의 실수를 되돌아보자 vol.5

빛박사 2026. 6. 25. 00:48

 

90년대, 엄청난 명작들을 수도 없이 찍어내며 전 세계에 그 이름을 각인시킨 캡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해 못 할 멍청한 짓을 저질러 팬들의 질타를 받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PS1 시절에 캡콤이 발매한 록맨1~6 컴플리트 웍스. 

 

90년대 후반에 발매된 록맨 컴플리트 웍스는 록맨 1편부터 6편까지 각각 따로 발매된 저가 복각판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데, 각 편의 가격은 2,800엔, 모두 구매하게 되면 16,800엔이었습니다. 이미 나온지 10년 이상 지난, 두 세대 전 게임기의 게임을 구매하는데 16,000엔을 투자해야 한다고? 이미 롬팩에서 CD로 매체혁명이 일어난 상황에서, 패미컴 게임을 CD로 옮기는데 왜 그걸 다 따로 쪼개 파는 거야? 라는 비판이 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캡콤의 90년대 상술은 정말 너저분 그 자체였죠.

 

그렇다고 이식이라도 성의 있게 했으면 모르겠는데, 여기저기 하자도 많았습니다. 새로 추가된 내비 모드는 초심자를 위해서 추가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별 쓰잘데기 없는 것까지 어드바이스를 하는 통에 (회복 아이템이 저기 있어!) 게임의 흐름을 뚝뚝 끓어버려서 나중에는 알림이 뜨든 말든 확인도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내비 모드 한정으로 추가된 어레인지 음악은 아케이드판 록맨 파워 배틀과 록맨2 파워 파이터즈에 있는 곡을 그대로 갖다 써버렸습니다. 그럼 아케이드판에 없는 곡들은 어떻게 했냐고요? 

그냥 원작 음악 그대로 나옴 (..)

 

후우...

 

요즘 세대가 잘 쓰는 말로 짜친다고 하죠? 어레인지 음악이 나오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나서, 다른 스테이지를 고르니 다시 패미컴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 어색함이란...제가 90년대에 실제로 플레이하면서 육성으로 이 X발놈들 진짜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외쳤던 기억이 납니다 🤣 복사CD가 횡행하던 시절 팬심에 비싼 돈 주고 정품 사서 했는데 그 꼬라지였으니...

 

캡콤도 이 건 관련하여 어지간히 양심에 찔렸는지, 다행히 4편부터는 모든 곡의 어레인지 음악이 들어가면서 개선되기는 했습니다.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후기 4~6에는 이것저것 새로운 것들이 들어갔었죠. 파츠 장착 기능이라던가, 챌린지 모드 등등. 하지만 그래봐야 컴플리트 웍스는 창렬함의 상징이 되어버린 지 오래. 상황을 반전하기는 무리였습니다. 

 

그 당시 소니의 첫 게임기였던 PS에 본가 록맨이라곤 록맨8 밖에 없었기 때문에, 컴플리트 웍스의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왕 하는 거, 1~7편까지 모은 합본으로 발매했다면 유저들의 진입이 훨씬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눈앞의 숫자에만 집착해서, 결국 시리즈의 미래를 말아먹는 것이 컴플리트 웍스 같은 사례가 아닌가 합니다.

 

다행히 지금의 캡콤은 개창렬하던 이미지가 180도 달라지며 유저들의 찬양을 받고 있습니다. 모음집들은 풍성한 타이틀에 적절한 가격, 원작에는 없던 개선사항까지 포함하며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고, 타사 (세가 등)가 아직도 버리지 못해 욕먹고 있는 완전판 상법 같은 것들도, 캡콤은 완전히 개선하여 업계의 귀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캡콤은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죠. 결국 게임 산업은 팬심을 어떻게 잘 이끌어가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저들이 싫어하는 건 안 하면 된다는 거. 이 간단한 걸 못 지켜서 수많은 회사가 욕먹고 사라지고 하는 거겠죠. 캡콤이 부디 지금의 마음을 잃지 말고, 오래도록 유저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기업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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