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맨연구소
오카모토 요시키가 말하는 캡콤에 정이 떨어졌던 순간 본문
얼마 전부터 제가 가끔 보던 채널인데요. 80~90년대 캡콤 황금기를 이끌었던 前 캡콤 개발 본부장 오카모토 요시키의 채널입니다. 캡콤에 근무할 당시의 여러 비화들을 솔직 담백하게 고백하는 영상들이 많아서, 오랜 캡콤 팬이라면 한 번쯤 봐 둘 만한 가치가 있는 채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네 물론 슬프게도 일본어이고 자막은 없지만요.
며칠 전 올라온 영상인데, 원문은 '「カプコン愛」を貫き通すことが出来なかった大きなきっかけ' 지만 좀 더 와닿는 의미로 의역했습니다. 영상 내용을 대충 요약해보자면...
- 츠지모토 일족이 회사 주요 요직을 전부 차지하고 있었음
- 왜 친척들을 요직에 앉혀 놓냐고 회장에게 물으니 "걔네는 날 배신하지 않으니까" 라는 대답이 돌아옴
- 오카모토는 뭐지? 그럼 개발자 출신인 나는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건가? 라고 느껴 캡콤에 대한 애정이 식음
- 캡콤은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경영진의 판단 미스에 의해) 그때마다 회사를 구원해준 건 어디까지나 개발자들
- 아무리 노력해도 츠지모토 일가가 아니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 서글펐음
- 지금 와서 생각해보자면, 회장은 요직에 있는 친척들을 다 잘라냈어야 했다고 봄
- 만약 능력에 맞는 배치가 적절하게 이루어졌다면 지금의 캡콤과는 크게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것
이 영상만 보면 오카모토가 회장을 겁나 까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다른 영상에선 경영 수완이나 미래를 보는 안목 같은 걸 상당히 칭찬하기도 하고, 은인이라 생각한다며 존중하는 발언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족벌경영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비판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실은, 후일 개발 본부장이 되는 그 분, 이나후네 케이지 역시 오카모토와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캡콤에선 아무리 노력해도 개발자 출신은 한계가 있다..뭐 그런 얘기였죠.
암튼 베테랑 개발자들의 대거 퇴사가 있은 후에도, 캡콤은 놀랍게도 여러 잭팟이 터지며 승승장구했고 회장은 "그 봐 내 판단이 맞잖아 ㅎㅎ" 하는 태도를 보이며 어그로를 끌기도 했습니다. 반면 캡콤에서 이름을 날리던 스타 개발자들은, 위의 오카모토를 비롯해 그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잊혀져 갔죠. 특히 오카모토는 자체 설립한 개발사가 엄청난 실패와 함께 거금의 빚을 지며 나락에 떨어져 팬들 사이에서 상당히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모바일 게임 '몬스터 스트라이크' 의 개발자가 되어 다시 한번 인생역전 잭팟을 터뜨리며 지금은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죠. 이렇게 취미로 유튜브도 하시는 거 같고요 ㅎㅎ 참 인생이란....
그러고 보니 록맨 잡담인데 록맨 얘기가 하나도 없네요! 사실 오카모토가 록맨에 대해 얘기하는 영상이 하나 있기는 한데요. 바로 북미판 패키지 아트에 대한 얘기 (..) 그것도 언젠가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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