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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맨 잡담

과욕이 부른 참사 '레드 애시' 이야기

빛박사 2026. 4. 27. 00:58

2010년대 초반, 록맨 시리즈의 연이은 개발 취소 사태로 인해 록맨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캡콤을 미워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그런 와중, 록맨의 아버지라 불렸던 이나후네는 마이티 NO.9 킥스타터를 론칭하며 400만 달러 모금이라는 역대급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캡콤이 안 만들면 우리가 만든다...이 강력한 메시지는 큰 내상을 입었던 팬들에게 크나큰 위로가 되어 주었지요.

 

하지만 마이티 NO.9의 정보가 공개되면 될수록 유저들의 불안은 커져갔고, 마이티 NO.9이 채 런칭하기도 전에 또다시 킥스타터 프로젝트를 공개해버리고 마는데...그것이 바로 '레드 애시' 였습니다. RE DASH 대놓고 록맨 대시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하는 게임이었죠. 

 

게임뿐만이 아닌, 애니메이션도 킥스타터로 만든다며 자신만만하게 공개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 그 자체였습니다. "마이티 NO.9이 아직 발매도 안 되었는데 뭔 놈의 킥스타터냐? 마이티 NO.9 퀄리티나 제대로 점검해라" 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죠. 네 사실 팬들의 눈은 이미 진실을 꿰뚫고 있었던 겁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나후네가 레드 애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올린 영상을 보면...

 

 

만들어져 있는 게임 영상은 1도 없고, 그저 컨셉 아트를 넘겨가며 목소리를 입힌 유사 애니메이션이 전부. 이러니 팬들이 이나후네를 신뢰할 수 있을 리가 없었죠. 최소한의 성공 조건이었던 80만 달러조차 실패할 기미가 보이자, 이나후네는 다시 한번 무리수를 던지게 되는데...바로 레드 애시의 초기 알파 데모판 공개.

 

 

이 데모판이 공개되고, 당연히 팬들의 반응은 압도적으로 부정적이었습니다. 온갖 미디어에서 조롱거리가 될 정도였죠. 그렇게 레드 애시 프로젝트는 그대로 침몰할...것 같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중국 게임 회사인 FUZE라는 곳에서 제작비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킥스타터가 실패하더라도 어쨌든 게임은 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만, 어이없게도 이것조차도 통수였다는 사실. 

 

킥스타터 프로젝트가 종료된 후에, 레드 애시는 그 어떤 언급조차도 없는 유령이 되어 버렸습니다. 개발 취소가 된건지, 아니 실제로 개발을 하기는 했었던 건지...아무런 소식도 화제도 없이 그대로 레드 애시는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서,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안타깝지만 레드 애시는 더 이상 개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이 한 마디 하기가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정말 이렇게까지 책임감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결국 레드 애시는 대시3 취소로 상처받았던 팬들에게 또 한 번 재를 뿌리는 형태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애초에 대시3와 일련의 개발 취소 사태도 이나후네가 자초한 사건이었다고 봐도 무방하고요. 뭐 이나후네가 대시 시리즈를 진심으로 아끼고 만들고 싶었다는 그 마음 하나만은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냥 그것뿐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기획도, 추진력도 없이 일만 벌이고 수습은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막가파식 제작은 이제 더 이상 업계에서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만 재확인 시켜주었던 일화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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